마라톤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보통 10km 대회부터 시작합니다. 그다음 도전하는 단계가 하프마라톤이고, 최종 목표가 풀코스인 경우가 많죠. 저도 그 길을 밟아왔는데, 하프와 풀은 단순히 거리가 두 배라는 말로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준비 과정, 체력 소모, 그리고 회복까지 모든 게 다릅니다. 오늘은 제가 경험하면서 느꼈던 하프마라톤과 풀코스의 차이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하프마라톤: 체력보다 꾸준함이 관건
하프마라톤은 21.0975km입니다. 처음엔 숫자만 봐도 막막한데, 막상 훈련하다 보면 생각보다 접근하기 쉬운 거리이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 하프를 준비할 때는 “이거 가능한가?” 싶었는데, 주 2~3회씩 10km 정도를 꾸준히 달리다 보니 완주가 가능했습니다.
하프의 매력은 체력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초보자에게는 힘들지만, 꾸준히 훈련하면 몸이 적응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저는 보통 2시간 전후로 뛰는데, 끝나고 나서도 회복이 빠른 편입니다. 물 마시고, 스트레칭하고, 다음 날 가볍게 걷거나 조깅하면 큰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죠.
훈련은 10km 기본 주행 + 주말 긴 거리 훈련 정도면 충분합니다. 꼭 매번 전력으로 달릴 필요는 없고, 리듬을 유지하면서 완주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하프는 기록보다는 달리기를 즐기면서 “내가 이 정도까지 왔구나”라는 성취감을 느끼기에 아주 좋은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풀코스 마라톤: 체력뿐 아니라 멘털 싸움
풀코스는 42.195km. 숫자만 봐도 압도적입니다. 저는 처음 도전할 때 “하프 두 번 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하프까지는 괜찮았는데, 25km 넘어가면서부터 다리가 땅에 붙은 것처럼 무거워지고, 30km 이후부터는 정말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들더군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풀코스는 단순히 거리를 두 배로 늘린 게 아니라, 멘털과 체력을 동시에 시험하는 경기라는 걸요.
풀코스를 준비하려면 장거리 훈련이 필수입니다. 주말마다 25~30km 이상 달리는 훈련을 몇 번은 해줘야 몸이 익숙해집니다. 또, 영양 보충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프에서는 물만 잘 챙겨 마셔도 되는데, 풀코스는 에너지젤이나 바나나 같은 보급식이 없으면 후반에 금방 방전됩니다.
회복도 차원이 다릅니다. 하프는 하루 이틀이면 일상생활로 돌아오지만, 풀코스는 완주 후 최소한 3~5일은 몸이 무겁습니다. 저는 대회 끝나고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그래서 풀코스 후에는 충분한 휴식 + 가벼운 스트레칭 + 단백질 섭취를 신경 쓰는 게 필수입니다.
두 대회의 가장 큰 차이: ‘도전의 무게’
제가 느낀 하프와 풀코스의 가장 큰 차이는 도전의 무게감입니다. 하프는 도전이면서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친구와 함께 달리면서 대화도 가능하고, 달리기를 생활 속 취미로 이어가기 좋은 단계죠.
반면 풀코스는 준비부터 결승선에 들어가기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큰 프로젝트처럼 느껴집니다. 단순히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몇 달 동안 훈련 계획을 세우고, 식단을 관리하고, 생활 습관까지 바꿔야 완주가 가능합니다. 그만큼 힘들지만, 결승선을 통과할 때의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프는 자신감을 주는 도전이고, 풀코스는 삶을 바꾸는 도전이다.
결론: 차이를 알면 준비가 쉬워진다
마라톤을 하면서 하프와 풀은 같은 듯 다르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하프는 꾸준히만 하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풀은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여정입니다. 어떤 대회를 선택하든,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꾸준히 달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프에서 자신감을 얻고, 풀코스에서 진짜 도전을 경험한다면 마라톤이 주는 기쁨을 두 배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