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시작 전, 외계어 같던 주식 용어들

친구들과 투자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던지는 용어들에 기가 죽기 일쑤였습니다. '이 종목은 PER이 너무 높아서…', 'EPS가 안정적이지 않아서 별로야' 같은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죠. 마치 그들만의 리그에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무지함을 핑계로 투자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치 초등학교 교과서를 펼치듯, 가장 기초적인 용어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어려운 용어를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자료들을 찾아봤습니다. '코스피', '코스닥'처럼 늘 듣기는 했지만 정확한 의미를 몰랐던 개념부터 다시 익혔습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지루하고 힘들었습니다. 당장 돈을 벌고 싶다는 조급함이 올라올 때마다, '지금의 투자는 나중에 더 큰 수익을 위한 씨앗을 심는 과정이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개념을 익히다 보니, 차츰 경제 뉴스나 기업 분석 자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투자라는 것이 단순히 '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으로 하는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친구들의 말에 무턱대고 고개만 끄덕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내가 투자하려는 기업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은 갖추게 된 것입니다.

주식 용어, 이 정도는 알고 시작하자

주식 시장에는 수많은 용어들이 존재하지만, 초보자라면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저처럼 평범한 월급쟁이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적인 용어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첫째, 'PER(Price Earning Ratio)'. 한 주당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보통 PER이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둘째, 'PBR(Price to Book-value Ratio)'.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가 몇 배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BR이 낮을수록 역시 저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죠. 셋째, 'EPS(Earning Per Share)'. 한 주당 순이익을 의미합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이 수익을 잘 내고 있다는 뜻이겠죠. 넷째, '배당(Dividend)'. 기업이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주가 상승에만 목매기보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입니다. 이 외에도 '시가총액', '액면가', '유상증자', '무상증자' 같은 용어들도 있지만, 위 네 가지 용어만 정확히 이해해도 주식 시장을 훨씬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이 용어들을 단순히 암기하기보다는, 실제 내가 투자하려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며 직접 적용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는 결국 실전이니까요.

기본에 충실한 공부가 가장 빠른 길이다

마흔이 넘어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저 역시 수많은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결국 나를 위한 공부'라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임했습니다. 주식 용어를 익히는 것은 투자의 첫 단추를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이 첫 단추를 제대로 채워야만, 그 이후의 과정들이 순조롭게 풀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큰 수익을 내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투자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복잡한 용어에 미리 겁먹지 마십시오. 기본에 충실한 공부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 투자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주린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언젠가 성공적인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