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준비하다 보면 가장 고민되는 게 “도대체 어떻게 장거리를 뛰어야 하나?” 하는 부분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무작정 매일 오래 달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훈련에도 나름의 방법이 있더군요. 장거리를 달리려면 지구력, 스피드, 근지구력까지 골고루 길러야 하는데, 이를 위해 흔히 말하는 인터벌 훈련, LSD(Long Slow Distance), 언덕 훈련 같은 방법이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제가 직접 해보면서 느낀 점과, 초보자들도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인터벌 훈련: 짧게, 빠르게, 반복하기
인터벌 훈련은 말 그대로 일정 거리를 빠르게 달린 뒤, 잠깐 쉬거나 천천히 뛰면서 회복하는 걸 반복하는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400m를 전력에 가깝게 뛰고, 200m를 천천히 조깅하면서 숨을 고른 뒤 다시 400m를 달리는 식이죠.
제가 처음 인터벌을 접했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이걸 왜 하는 거야?”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몇 주만 지나면 평소에 달릴 때 숨이 덜 차고, 속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심폐지구력을 키우는 데 가장 효과적인 훈련이 바로 인터벌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보자라면 200m 전력 + 200m 조깅을 5~6세트만 해도 충분합니다. 익숙해지면 400m, 800m로 늘려가면서 반복 횟수도 조금씩 늘려보면 됩니다.
LSD 훈련: 느리지만 오래 달리기
LSD는 ‘Long Slow Distance’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길고 천천히 달리는 훈련입니다. 이게 지루해 보이지만, 사실 마라톤 완주를 위해 꼭 필요한 훈련입니다.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건 빠르게 달리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꾸준히 달리는 능력입니다.
저는 주말에 시간이 날 때 주로 LSD 훈련을 합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5~10km만 달리지만, LSD 날에는 속도를 평소보다 20~30% 줄이고 15km, 20km, 나중에는 30km까지 늘려갑니다. 페이스를 낮추니까 숨이 차지는 않는데, 오랫동안 뛰다 보면 다리가 무거워지고 지루함이 몰려옵니다. 그걸 버티는 게 결국 대회에서 큰 힘이 됩니다.
LSD는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것뿐 아니라 멘털 훈련에도 좋습니다. 긴 시간 혼자 뛰면서 생각도 정리되고, 대회 때 “언제 끝나지?” 하는 불안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언덕 훈련: 근육과 체력을 동시에
마라톤 대회 코스를 보면 의외로 언덕이 많습니다. 평지에서만 훈련하다가 언덕 구간을 만나면 체력이 순식간에 소모됩니다. 저도 춘천마라톤에서 의암호 근처 언덕을 만났을 때, 평소보다 훨씬 힘들어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언덕 훈련은 그 대비책입니다. 가까운 공원이나 동네 언덕길을 반복해서 오르내리는 식으로 연습하면 됩니다. 언덕을 오를 때는 무릎을 조금 더 높이 들고, 보폭을 줄여서 천천히 밀고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 내려올 때는 무릎 충격을 줄이려고 천천히 조절하면서 내려와야 하고요.
언덕 훈련을 꾸준히 하면 하체 근력이 강화되고, 지구력도 늘어나서 평지에서 훨씬 수월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초보자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훈련을 섞어야 효과가 크다
인터벌, LSD, 언덕 훈련은 따로따로 하는 게 아니라, 주간 훈련 루틴에 섞어서 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 화요일: 인터벌 (스피드)
- 목요일: 언덕 훈련 (근력)
- 주말: LSD (장거리 지구력)
이런 식으로 짜면 3가지 요소를 골고루 키울 수 있습니다. 저도 이렇게 훈련했을 때 대회에서 확실히 체력이 오래가는 걸 느꼈습니다.
결론: 꾸준함이 가장 큰 무기
결국 마라톤 장거리 훈련은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게 아니라, 꾸준함과 다양한 훈련의 조합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많이 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방법을 바꾸고 나서 훨씬 효율적으로 체력이 늘어나는 걸 경험했습니다. 처음엔 힘들고 지루해도 꾸준히 이어가면 분명히 성장하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라톤을 준비하는 분들께는 “무리하지 말고, 다양한 훈련을 조금씩 섞어서 꾸준히 해라”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