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팀 역사와 최근 흐름
우리 축구의 역사는 곧 '도전의 역사' 아니겠습니까?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은 아시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입니다. 우리 세대에게는 2002년의 충격과 감동이 여전히 기준점이죠. 그때의 정신력과 투지를 늘 요구해 왔고, 선수들도 그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표팀의 흐름을 보면, 이 '10회 연속 진출'이라는 숫자에 가려진 그림자가 있습니다. 바로 '과정의 불안정성'입니다. 직전 사령탑과의 갑작스러운 결별 이후, K리그를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은, 어찌 보면 한국 축구 특유의 '파격'이자 '결단'이었습니다. 홍 감독님은 선수단 장악력과 한국 축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몇 안 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K리그에서의 '무한 스위칭' 전술이 A매치, 특히 월드컵 본선 레벨의 강호들에게도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아시아 예선이야 체급 차이로 무난히 통과했지만, 본선 경쟁국인 미국(15위)이나 멕시코(13위)와의 평가전에서 드러났듯이, 상대의 강한 압박과 조직적인 수비 앞에서는 우리의 공격 전개가 단조로워지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10회 연속 진출이라는 성과에 도취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 '월드컵 체제'의 기반을 얼마나 단단하게 다지느냐가 가장 중요한 최근 흐름입니다. 이 기초 작업이 2026년의 성패를 좌우할 겁니다.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단 운영 방식이 얼마나 빠르게 월드컵 모드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단순히 예선에서 쓴 전술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유럽파 선수들의 소속팀 전술을 녹여내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복합적인 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감독의 전술적 선택에 따라 선수들의 사기가 결정되는 만큼, 벤치에서 보여주는 감독의 단호함과 유연함의 조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단순히 예선을 넘어 본선에서 승점을 따낼 수 있는 실리적인 전술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2. 핵심 선수와 전술 특징
현재 우리 대표팀의 전력은 핵심 유럽파를 중심으로 명확하게 짜여 있습니다. 주장 손흥민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전술의 시작이자 끝이며, 수비의 핵인 김민재 선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벽을 형성합니다. 여기에 이강인 선수가 보여주는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은 공격에 날카로움을 더하죠. 하지만 이 세 명의 월드클래스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전술적 특징은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최근 시도하는 전술은 '유연한 포지션 스위칭'과 '공격진의 전방 압박'입니다. K리그에서 검증된 이 전술을 대표팀에 적용하면서, 손흥민 선수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는 '제로톱 혹은 변형 톱' 전술을 실험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이 전술의 장점은 공격 시 예측 불가능성을 높이고, 상대 수비 라인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단점은 명확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중앙에 묶이면 측면에서의 파괴력이 줄어들고, 상대 수비가 이를 간파하여 중앙 수비라인을 촘촘히 좁히면 '밀집 수비'를 뚫어낼 세부 전술이 부족해집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중원 경쟁력 강화입니다. 최근 평가전에서 이재성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은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렸습니다. 중원에서 볼을 지켜내고,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뿐만 아니라 공격 전개 시 창의적인 시야와 패스를 뿌려줄 '플레이 메이커'가 절실합니다. 최근 합류한 혼혈 태극전사(카스트로프 등)는 중원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고 경쟁력을 높여줄 기회입니다. 이 새로운 자원들이 얼마나 빠르게 팀 전술에 녹아들고, 기존의 미드필더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전술적으로는 '양질의 빌드업'을 통해 수비에서 공격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상대 진영에서 볼 소유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손흥민, 이강인 선수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효율적인 찬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공격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는 측면 풀백들의 공격 가담 타이밍을 다양화하고, 미드필더들의 박스 침투를 더 과감하게 주문해야 합니다. 단순히 윙어에게 의존하는 크로스가 아닌, 중앙을 파고드는 복합적인 공격 루트를 월드컵 전에 반드시 완성해야 합니다.
3. 시즌 관전 포인트
월드컵 본선이 2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 2025-26 시즌 대표팀 경기를 보는 관전 포인트는 명확해야 합니다. 더 이상 단순한 승패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위한 전술적 실험의 성공 여부를 면밀히 체크해야 합니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플랜 B 혹은 플랜 C의 완성도'입니다. 손흥민 선수가 경고 누적이나 부상으로 결장하거나, 상대가 우리의 주 전술을 완벽히 봉쇄했을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홍명보 감독이 시도하는 '변형 톱' 전술이 실패했을 때, 과연 어떤 선수를 투입하고 어떤 포메이션으로 전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야 합니다. 특히 K리그 득점왕 출신의 국내파 스트라이커들이 A매치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최적화된 지원 전술을 얼마나 가다듬을 수 있을지가 핵심입니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세대교체의 성공적인 안착'입니다. 베테랑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좋지만, 2026년에는 이들이 벤치나 교체 자원으로 물러나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20대 초반의 K리거 유망주들이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과감하게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그들이 얼마나 국제 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고 제 기량을 펼치는지를 봐야 합니다. 중앙 수비수, 풀백, 그리고 앞서 언급한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새로운 주전급 선수가 얼마나 성장하는지가 우리의 월드컵 성적을 결정할 것입니다. 특히 풀백 포지션은 유럽파와 K리거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 중 하나인데, 이 경쟁 구도가 팀의 측면 공격과 수비 밸런스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선수단 멘탈리티의 변화'입니다. 월드컵 본선은 결국 체력과 멘탈 싸움입니다. 최근 강호들과의 평가전에서 보였듯이, 밀리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당당하게 우리 플레이를 펼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홍명보 감독의 멘탈 코칭과 더불어,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뭉치는 '원팀 스피릿'이 얼마나 강력해지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2026년, 우리는 16강을 넘어 8강이라는 또 다른 역사를 써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남은 2년 동안 평가전에서 보여줄 전술적 '새로움'과 '과감함'이 2025-26 시즌을 관통하는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마무리]
결론적으로, 2026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지만, 지금의 한국 축구는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 아래에서 우리의 전술적 틀을 단단히 하고, 젊은 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남은 기간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2년 후,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그 투지와 열정이 북중미 대륙에서 다시 한번 폭발하기를 기대하며, 우리 40대 아재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