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시작하면 언젠가는 큰 대회에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저도 처음에는 동네 10km 대회만 나가다가, 점점 욕심이 생겨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회들을 찾아다니게 됐습니다. 한국에도 생각보다 다양한 마라톤 대회가 있고, 각각 분위기와 특징이 달라서 선택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오늘은 제가 직접 뛰어봤거나 주위에서 많이 추천받은 국내 인기 마라톤 대회 5곳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서울국제마라톤 (동아마라톤)
서울국제마라톤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회입니다. “동아마라톤”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많죠.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해 잠실까지 이어지는 코스인데, 도심 한복판을 달린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이 대회의 장점은 규모와 분위기입니다. 수천 명이 함께 달리는 장관은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참가자가 너무 많아 초반에 속도가 잘 안 나온다는 것, 그리고 기록을 노리는 사람에게는 다소 번잡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대형 대회를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춘천마라톤
“가을의 전설”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유명한 대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인데, 이유는 코스가 정말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가을 단풍으로 물든 의암호 주변을 달리면, 기록보다 경치를 즐기게 됩니다.
단, 날씨가 변수입니다. 춘천은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옷차림을 잘 맞춰야 합니다. 그리고 언덕 구간이 은근히 있어서 생각보다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완주하고 나면 “아, 이래서 다들 춘천 춘천 하는구나” 싶습니다.
경주국제마라톤
경주는 역사와 문화재가 많은 도시답게, 대회 코스가 독특합니다. 불국사와 대릉원 같은 명소를 지나면서 달릴 수 있어서, 마치 여행과 운동을 동시에 하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이 대회에서 관광객처럼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 찍는 분들도 많고, 분위기가 여유로운 편이라 기록보다는 추억을 남기기에 좋은 대회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지방 대회라 서울에서 오려면 전날 이동해야 하고, 숙소를 미리 잡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부산마라톤
부산마라톤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다는 게 매력입니다. 광안대교나 해운대 근처를 뛰면 탁 트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서 달리면서도 힐링이 됩니다.
제가 참가했을 때는 날씨가 꽤 더웠는데, 그 덕분에 보급소에서 마시는 물이 더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바닷가 특성상 바람이 강하게 불 때가 있어서, 역풍을 만나면 속도를 유지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색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부산마라톤은 꼭 한 번 추천할 만합니다.
제주국제마라톤
제주에서 열리는 마라톤은 조금 특별합니다. 코스가 제주 바다와 오름을 끼고 있어서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여행을 겸해서 참가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도 아직 직접 뛰어보지는 못했지만, 지인들이 다녀와서 입을 모아 말하더군요. “달리기보다는 여행 온 기분이었다”고요. 대신 항공편과 숙소를 미리 준비해야 하고, 대회 당일 날씨가 바람이나 비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달리기와 여행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제주 대회만 한 게 없습니다.
결론: 대회마다 매력이 다르다
국내 마라톤 대회는 각자 분위기와 매력이 달라서, 어떤 걸 선택하든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서울은 대규모와 전통, 춘천은 가을 단풍, 경주는 역사와 문화, 부산은 바다, 제주는 여행 같은 분위기…. 이렇게 다양하니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맞게 선택하면 됩니다. 저도 아직 못 가본 대회들이 남아 있어서, 언젠가는 전국 주요 대회를 다 뛰어보는 게 목표입니다.